
중국 선전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 하나만 바라봐서는 부족하다. 선전은 독립적으로 발전한 도시가 아니라 광둥성의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Greater Bay Area)' 전략 속에서 성장한 핵심 도시다. 중국 정부는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해 세계적인 첨단산업과 금융, 물류, 연구개발 중심지를 구축하는 국가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선전은 그 중심에서 혁신과 기술을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광저우와 선전, 둥관, 포산, 중산, 주하이, 후이저우, 장먼, 자오칭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포함하는 세계적인 도시권이다. 이 지역은 전자와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AI, 금융, 해운, 국제무역이 집중된 중국 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뉴욕·샌프란시스코·도쿄만 경제권과 경쟁하는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마다 역할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선전은 AI와 반도체, 드론, 디지털경제를 중심으로 한 기술혁신을 담당하고, 광저우는 자동차와 바이오, 국제상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둥관은 세계적인 스마트 제조와 전자부품 생산기지이며, 포산은 산업장비와 로봇, 주하이는 반도체와 해양산업, 홍콩은 국제금융과 글로벌 자본시장, 마카오는 관광과 국제회의 산업을 담당한다. 각각의 도시가 경쟁하기보다 기능을 분담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 특히 선전과 둥관은 세계 전자산업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통신장비, 드론, 전기차 부품 등이 두 도시를 중심으로 생산되며, 광저우와 홍콩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다. 이러한 산업 분업 구조는 생산비 절감과 기술혁신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도 강화하고 있다.
홍콩과의 연계는 웨강아오 대만구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선전에서 개발된 기술기업은 홍콩을 통해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고 국제 금융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기업 역시 홍콩을 거점으로 선전과 광둥성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기술과 금융, 국제무역이 하나의 경제권 안에서 연결되면서 세계적인 혁신 생태계가 형성된 것이다.
물류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선전항과 광저우항, 홍콩항은 세계적인 컨테이너 항만으로 연결돼 있으며, 광저우 바이윈국제공항과 선전 바오안국제공항, 홍콩국제공항은 국제 항공물류를 담당한다. 항만과 공항, 고속철도, 고속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기업들은 연구개발부터 생산, 수출까지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는 인재 확보 전략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연구자와 첨단기술 인력을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 간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창업기업에는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 지원, 벤처투자를 연계해 새로운 기술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 성장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공급망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서비스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과 물류, 금융, 정보통신, 교육,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가 함께 성장하며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도 수도권과 충청권, 동남권을 중심으로 산업벨트가 형성돼 있지만, 지역 간 기능 분담과 연계는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 평택과 천안, 아산의 반도체 산업, 구미의 전자산업, 창원의 기계산업, 부산의 항만물류를 국가 차원의 산업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개별 도시의 경쟁보다 도시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지역경제진단
선전의 성공은 한 도시의 기적이 아니다.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한 웨강아오 대만구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시마다 강점을 특화하고, 산업과 금융, 물류, 연구개발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결과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가 탄생했다.
대한민국도 지역 간 경쟁을 넘어 산업벨트와 광역경제권을 중심으로 한 협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한 도시의 규모가 아니라 여러 도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다. 선전은 혁신의 중심이었지만, 그 혁신을 완성한 것은 광둥성 전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낸 전략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지역경제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정책적 시사점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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