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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 산업전시회가 신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공간에서 미래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글로벌 협력망을 구축하는 전략적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 CES와 스페인 MWC, 독일 하노버메세와 MEDICA는 각각 첨단기술, 통신·인공지능, 스마트제조,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과 투자자, 연구기관, 정부를 연결하며 새로운 시장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 경쟁이 개별 제품의 성능을 넘어 연구개발과 자본, 인재, 공급망을 결합하는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중소기업에도 전시회 참가 실적보다 글로벌 기술 동향과 협력 구조를 파악하고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 |
● CES는 왜 세계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회’가 아니라 ‘미래 산업 전략회의’가 되었나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흔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의 CES를 단순히 TV나 가전제품을 전시하는 행사로 이해한다면 이미 시대의 변화를 놓친 것이다.
오늘날 CES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우주항공, 양자기술,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기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곳에서 신제품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산업의 방향을 제시한다. CES 주최 측 역시 이 행사를 ‘전 세계 혁신가와 기업이 비즈니스를 만들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무대’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CES에는 제조기업만 참가하지 않는다. 글로벌 투자기관, 벤처캐피털,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스타트업, 공급망 기업까지 한자리에 모인다.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투자자를 만나고, 투자자는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찾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할 파트너를 발굴한다. 다시 말해 CES는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거대한 플랫폼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CES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해마다 통합관을 조성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투자 상담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CES를 단순한 수출 상담회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계 시장은 이제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떤 생태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AI,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도 개별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공급망과 협력 네트워크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CES에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화려한 신제품이 아니다. 세계 기업들이 어떤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지, 어떤 기업들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지, 어떤 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지를 읽어내는 것이다. 그 안에 미래 시장의 방향과 새로운 사업 기회가 숨어 있다.
세계는 더 이상 기술만 경쟁하지 않는다. 기술과 자본, 인재, 연구개발, 투자, 공급망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시대다. CES가 매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시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지도를 읽는 것, 그것이 오늘날 CES가 갖는 진정한 가치다.
● MWC는 왜 세계 통신 전시회를 넘어 AI 산업의 중심 무대가 되었나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는 한때 이동통신과 스마트폰을 소개하는 전시회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의 MWC는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스마트폰 경쟁은 여전히 중요한 축이지만, 행사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5G·6G,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 주요 통신사와 글로벌 ICT 기업들은 MWC를 단순한 제품 발표회가 아니라 미래 산업 전략을 공유하는 무대로 활용한다. 통신은 더 이상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AI와 제조, 의료, 물류, 금융을 연결하는 디지털 인프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MWC에서 가장 큰 화두는 AI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통신망과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는 혼자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라 초고속 네트워크, 클라우드, 반도체와 결합할 때 비로소 산업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MWC는 이러한 연결 구조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국내 기업들에게 MWC는 해외 통신사와 장비업체를 만나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 투자자,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해 협력과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도 MWC를 통해 AI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헬스,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도 MWC를 남의 이야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AI 기반 고객관리, 스마트 물류, 디지털 결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은 이미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세계 기업들이 어떤 기술을 도입하고 어떤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MWC가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래 산업은 개별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연결의 경쟁이라는 점이다. 통신망은 사람을 연결하고, AI는 데이터를 연결하며, 클라우드는 기업을 연결한다. 이 연결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낸다.
한국 기업들도 이제 전시회를 단순히 참가 실적이나 계약 건수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세계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읽어내는 전략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MWC는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흐름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글로벌 혁신 플랫폼이다.
● 하노버메세는 왜 ‘산업의 미래’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나
독일 하노버에서 매년 개최되는 하노버메세(HANNOVER MESSE)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기술 박람회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한 산업기계 전시회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산업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제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제조업의 경쟁은 생산량이 아니라 데이터와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결합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하노버메세가 있다.
전시장에서는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AI, 디지털 트윈, 첨단 센서, 자동화 설비,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미래 제조업을 이끌 핵심 기술들이 소개된다. 완성된 제품보다 생산 공정을 혁신하는 기술과 솔루션이 중심을 이루며, 세계 제조기업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생산 방식을 모색하고 협력 파트너를 찾는다.
특히 독일이 추진해 온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전략은 하노버메세를 통해 세계 제조업의 표준으로 확산됐다. 기계와 설비, 공장, 물류 시스템을 디지털로 연결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개념은 이제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식품 등 거의 모든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도 이러한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화와 AI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하노버메세는 이러한 기술을 가장 먼저 접하고,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하노버메세가 단순히 기업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 대학, 투자기관이 함께 참여해 산업정책과 기술개발 방향을 논의한다. 제조업 경쟁력은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인재 양성, 산업정책이 함께 움직일 때 완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도 하노버메세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전시회에서 기계를 구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세계 제조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읽고 자사의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AI, 에너지 효율화, 공급망 관리와 같은 분야는 국내 중소기업에게도 충분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하노버메세가 세계 제조업의 중심 무대로 평가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곳은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 공장의 모습을 설계하고, 기술과 기업, 연구기관과 투자자가 함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제조업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똑똑하게 생산하고 얼마나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가이다. 하노버메세는 그 변화의 방향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세계 제조업의 나침반이라 할 수 있다.
● MEDICA는 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매년 개최되는 MEDICA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헬스케어 전문 전시회다. 의료기기 전시회라는 이름 때문에 병원 장비를 소개하는 행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의료산업의 미래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국제 플랫폼이다.
오늘날 의료산업은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분야를 넘어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의료, 정밀의료, 바이오 기술, 의료 데이터 산업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MEDICA는 이러한 기술들이 실제 의료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공간이다.
전시장에는 영상진단 장비, 수술 로봇, 체외진단기기, 디지털 헬스 솔루션, 병원 정보시스템, 웨어러블 의료기기, 의료용 AI 소프트웨어 등 의료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들이 참가한다. 세계 각국의 병원, 의료기관, 유통기업,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검토하고 협력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최근 MEDICA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AI 기반 의료기술이다. 영상 판독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디지털 플랫폼,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등은 의료서비스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기기는 이제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결합된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MEDICA는 중요한 기회의 장이다. 국내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 기업들은 이 전시회를 통해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 수요가 확대되면서 체외진단, 의료 AI, 재활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중소기업 역시 MEDICA를 단순한 해외 전시회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세계 의료시장은 기술력뿐 아니라 국제 인증, 임상 데이터, 규제 대응, 현지 파트너십이 함께 갖춰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MEDICA는 이러한 요소를 한자리에서 확인하고 세계 시장의 기준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플랫폼이다.
우리나라도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인증,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력, 국제 전시회 참여를 통한 시장 개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MEDICA는 이러한 과정을 연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세계 의료산업은 지금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와 데이터가 의료서비스를 혁신하고, 의료기기는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MEDICA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세계 의료산업의 나침반이다.
※ 소상공인포커스 시사점
의료기기 산업은 대기업만의 시장이 아니다. 부품, 센서, 의료 소프트웨어, 포장재, 멸균기술, 시험·인증, 병원 운영 솔루션 등 수많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다. MEDICA를 이해하는 것은 의료기기 전시회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읽는 일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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