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기술실사 ④] 메디인테크, AI 로봇 내시경은 의료현장을 바꿀 수 있는가

서영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3 11: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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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시경은 의료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진단 장비지만, 조작은 여전히 의료진의 숙련도에 크게 의존한다. 메디인테크는 전동화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차세대 내시경 플랫폼으로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술과 시장 경쟁력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

 


내시경은 현대 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진단 장비 가운데 하나다. 위암과 대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조기 발견에 필수적인 장비로 자리 잡았지만, 조작 방식만큼은 수십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손목과 손가락의 감각에 의존해 내시경을 조작하며, 좁고 굴곡진 인체 내부를 통과해 병변을 찾아야 한다. 숙련도에 따라 검사 시간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오랫동안 의료현장이 안고 있던 과제였다.

 

● 왜 내시경은 아직도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가
세계 연성 내시경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을 이끌어 왔다. 영상 품질은 지속적으로 발전했지만, 조작 방식은 여전히 기계식 구조가 중심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조작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세계 의료기기 산업의 주요 연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메디인테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서울대학교 의공학 분야 연구를 기반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기존 기계식 내시경을 전동화하고, 여기에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자율조향과 초정밀 치료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을 위한 대형 국책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기술실사의 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사실만으로 산업적 경쟁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AI 자율조향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의료진의 조작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기존 내시경과 비교해 안전성과 치료 효율이 얼마나 향상되는지는 객관적인 시험과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이번 기술실사는 메디인테크의 기술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개된 자료와 확인 가능한 근거를 바탕으로 기술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무엇이 검증되었으며 무엇이 앞으로 추가 검증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술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데이터와 의료현장의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산업적 가치로 이어진다.

메디인테크의 기술은 무엇이 다른가
메디인테크가 제시하는 핵심 경쟁력은 단순히 내시경에 인공지능을 적용했다는 점이 아니다. 이 회사는 기존 기계식 연성내시경을 전동화(Motorization)하고, 그 위에 AI 기반 영상 분석과 조향 보조 기술을 결합해 내시경 조작 방식을 개선하려는 접근을 선택했다. 이는 기존 내시경의 영상 성능 경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술 과정 자체를 지능화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메디인테크는 전동식 구동 기술을 통해 의료진의 손목 부담을 줄이고 보다 일정한 조작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AI는 단순히 병변을 표시하는 수준을 넘어 내시경 끝단의 이동을 보조하고, 이상 부위를 화면 중심으로 유도하며, 병변의 크기 측정과 시술 경로 제안까지 지원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EndoPilot™, EndoTrack™, EndoMeasure™, EndoResect™와 같은 기능은 이러한 기술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실사의 관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기존 내시경은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검사 시간과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만약 전동화와 AI 보조 기술이 반복 가능한 조작 환경을 제공하고 시술자의 피로도를 줄이면서 병변 탐지의 정확성까지 높일 수 있다면 의료현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공개자료는 기술의 개발 방향과 주요 기능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 글로벌 내시경 시스템과 비교한 객관적인 성능 우위는 별도의 시험 결과와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AI 보조 기능이 실제 진단 정확도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 시술 시간을 어느 정도 단축하는지, 합병증 감소와 의료진 피로도 개선 효과가 통계적으로 입증되었는지는 기술의 산업적 경쟁력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기술실사는 이러한 검증 자료가 어디까지 확보됐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기술의 가능성과 검증된 성과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 내시경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메디인테크가 제시하는 전동식 AI 내시경은 기존 내시경과 다른 접근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실사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기술이 새로운가가 아니라, 기존 의료기기보다 실제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기술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 결과로 평가받는다.


현재 글로벌 내시경 시장은 올림푸스, 후지필름, 펜탁스 메디컬 등 오랜 기간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우수한 영상 품질만으로 시장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안전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의료현장의 표준을 만들어 왔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명확한 차별성과 객관적인 성능 개선을 입증해야 한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메디인테크는 전동화 기술을 통해 내시경의 무게를 줄이고 조작을 단순화했으며, AI를 활용해 병변 탐지와 조향 보조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AI가 병변의 위치를 인식하고 내시경 끝단의 이동을 보조하거나 병변의 크기를 추정하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의료진의 피로를 줄이고 시술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실사는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 방향과 실제 검증 결과를 구분해야 한다. AI 조향 보조 기능이 기존 내시경보다 진단 정확도를 얼마나 향상시키는지, 시술 시간을 어느 정도 단축하는지, 의료진의 학습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장기간 사용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는지는 객관적인 시험과 임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료가 축적될 때 비로소 기술의 산업적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기술실사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메디인테크가 기존 내시경의 조작 방식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AI와 전동화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글로벌 경쟁 제품과의 직접 비교 데이터와 장기 임상 결과, 의료현장에서의 광범위한 사용 경험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영역이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가장 객관적인 평가는 기술의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시장 경쟁력은 임상과 의료현장의 검증을 통해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은 시장에서 증명될 수 있는가
의료기기 산업에서 기술 개발의 성공은 제품 출시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경쟁력은 의료현장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연구개발과 특허, 시제품 제작이 기술의 시작이라면, 시장의 채택은 기술이 산업으로 완성되는 마지막 단계다.


메디인테크 역시 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AI 기반 전동식 내시경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의료진의 조작 부담을 줄이고 검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의료현장은 가능성보다 검증된 결과를 우선한다. 병원은 새로운 장비를 도입할 때 기술적 우수성뿐 아니라 임상적 안전성, 경제성, 유지관리 체계, 교육 기간, 기존 의료 시스템과의 호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산업이다. 주요 의료기관은 오랜 기간 사용해 온 장비와 축적된 임상 경험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새로운 기업은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품질관리 체계, 신속한 기술지원, 지속적인 제품 개선 능력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 결국 의료기기 산업에서 경쟁하는 것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기업의 종합적인 역량이다.


투자자의 시각도 동일하다. 투자자는 기술의 혁신성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 의료현장의 채택 속도는 어떠한지, 해외 인허가와 글로벌 유통망 구축 가능성은 충분한지 등을 함께 검토한다. 기술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선택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가 형성된다.


이번 기술실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메디인테크가 기존 내시경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 기술이 의료현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임상 데이터의 축적, 의료진의 평가, 병원의 채택,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검증될 것이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기술은 연구실에서 탄생하지만, 경쟁력은 결국 시장이 결정한다.

AI 의료기기의 미래,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메디인테크가 추진하는 AI 기반 전동식 내시경은 의료기기가 단순한 진단 장비에서 지능형 의료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앞으로 내시경은 병변을 관찰하는 도구를 넘어 인공지능이 병변을 분석하고, 시술 경로를 제안하며, 의료진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하던 영역을 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로 확장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령화와 암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는 세계 의료시장에서는 검사의 정확성과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면 의료현장의 활용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내시경은 의료영상 분석, 병원 정보시스템, 수술지원 플랫폼과 연계되는 통합 의료기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미래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와 인허가, 의료현장의 신뢰, 그리고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산업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AI 의료기기의 경쟁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성능과 검증된 결과를 얼마나 축적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메디인테크는 기술적 방향성과 개발 역량은 확인되지만, 글로벌 경쟁 제품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임상 및 상용화 데이터는 추가 축적이 필요하다. 메디인테크가 제시한 기술은 이러한 미래를 향한 하나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임상적 근거와 시장의 평가가 더해진다면 AI 기반 내시경은 기존 의료기기의 역할을 보완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지금 기술의 경쟁을 넘어 데이터와 신뢰의 경쟁 시대로 들어서고 있으며, AI 의료기기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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