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의 지역경제진단] 평택②, 평택항, 자동차 수출항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허브로

서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08-10 14: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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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제조업과 중국·미주·유럽을 연결하는 항만의 성장 조건과 지역경제의 과제

 

 

대한민국의 항만 경쟁을 이야기할 때 부산항과 인천항, 광양항이 먼저 거론된다. 부산항은 세계적인 환적항이고, 인천항은 수도권 소비시장과 중국을 연결하는 관문이며, 광양항은 철강과 석유화학산업을 배후에 둔 국가 산업항만이다. 이에 비해 평택항은 상대적으로 늦게 성장한 항만이지만, 자동차와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형성하면서 대한민국 서해안 산업지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택항의 경쟁력은 단순히 수도권과 가깝다는 데 있지 않다. 평택과 화성, 안성, 천안, 아산으로 이어지는 제조업 벨트, 평택 포승지구와 배후 산업단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자동차와 부품기업, 중국 산둥반도와의 접근성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 철도와 내륙 물류망이 더해지면서 평택항은 생산과 수출을 한 지역 안에서 연결할 수 있는 산업항만으로 성장했다.


2025년 평택항의 총화물 처리량은 1억1498만6269톤이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95만6117TEU, 자동차 수출입 물동량은 161만6086대로 집계됐다.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국 4위, 자동차 처리량은 전국 1위 수준이다. 이 수치는 평택항이 더 이상 지역항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 수출을 담당하는 국가 핵심 물류거점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평택항의 미래를 물동량 순위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항만이 처리하는 화물의 종류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항만을 이용하는 기업이 얼마나 다양해지고 있는지, 항만의 성장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과 고용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평택항이 진정한 글로벌 공급망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많이 처리하는 항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첨단산업과 지역기업, 해외시장을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평택항은 왜 자동차 수출의 중심이 됐는가
평택항을 대표하는 산업은 자동차다. 항만 야적장에는 수출을 기다리는 완성차가 줄지어 서 있고, 대형 자동차 운반선이 미주와 유럽, 중동과 아시아 시장을 향해 출항한다. 평택항의 자동차 전용선은 미국 서부와 동부, 유럽과 지중해, 중동, 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중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 시장을 연결한다.


평택항이 자동차 수출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배후 산업과 교통망이 있다. 평택과 가까운 화성·광명·아산에는 완성차 생산시설과 자동차 부품기업이 집적돼 있다. 생산된 자동차를 내륙에서 먼 항만까지 운송하지 않고 평택항에서 선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운송시간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 넓은 야적장과 자동차 전용부두, 전문 선사와 하역기업이 집적된 것도 경쟁력이다.


자동차 한 대가 해외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공장에서 항만까지 운송하는 육상운송기업, 야적장 운영사, 차량검사와 정비업체, 하역기업, 선사, 통관회사, 보험사와 금융기관이 하나의 체계로 움직인다. 자동차 물동량 증가는 항만 매출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물류와 정비, 포장, 보관, 정보기술, 금융과 보험 등 연관 산업의 수요를 함께 만든다.


전기차와 수소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가 확대되면 자동차 항만의 역할도 달라진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화재예방과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차량 상태와 선적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디지털 관리시스템도 중요해진다. 평택항이 자동차 처리량 1위라는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더 많은 차량을 처리하는 것뿐 아니라 미래차에 적합한 안전·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2026년 7월에는 승용차 약 9300대를 운송할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운반선이 평택항 국제자동차부두에 처음 입항했다. 이는 대형화되는 자동차 운반선과 친환경 해운 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항만 인프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국제해운시장은 탄소배출 감축 규제와 친환경 연료 전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다. 자동차 수출기업도 생산과정뿐 아니라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관리해야 한다. 평택항은 접안능력과 야적장 규모를 넘어 선박의 친환경 연료 공급, 육상전원공급, 항만 장비의 전동화와 탄소배출 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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