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의 지역경제진단] 선전⑥, 선전증권거래소, 중국 혁신기업 성장의 엔진… 자본시장이 첨단산업을 키우다

서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09-14 13: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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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에서 글로벌 기업까지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구축…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선전식 혁신 모델 주목

 

 

중국 광둥성 선전은 화웨이와 텐센트, DJI, BYD 등 세계적인 혁신기업이 성장한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 세계적인 제조 생태계뿐 아니라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선전증권거래소(Shenzhen Stock Exchange·SZSE)가 자리하고 있다. 선전증권거래소는 단순히 주식을 거래하는 금융시장이 아니라 기술기업과 벤처기업이 성장자금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 설립된 선전증권거래소는 중국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초기에는 제조기업과 지방기업 중심의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첨단기술과 정보통신, 바이오, 신에너지, 반도체, AI, 로봇 등 미래산업 기업이 상장하는 대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기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중국 기술산업 발전의 중요한 금융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선전증권거래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기업 중심 자본시장’이라는 점이다
기업의 현재 규모보다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구조를 갖추면서 혁신기업이 연구개발과 생산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환경은 창업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선전에서는 창업 초기 단계부터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 산업펀드, 정책금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기업이 일정 수준의 기술력과 시장성을 확보하면 민간투자가 뒤따르고, 이후 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처럼 자본시장이 기술혁신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성장 과정 전반에 참여하는 것이 선전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에는 AI와 반도체, 신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설계기업과 AI 소프트웨어 기업, 로봇기업, 전기차 부품기업 등이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며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자본시장은 단순히 기업의 자금을 마련하는 역할을 넘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선전증권거래소는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정보공개 체계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상장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경영성과, 사업전략 등을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이를 통해 투자자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장기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활성화는 선전의 창업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은 창업으로 이어지고, 벤처투자를 통해 사업화가 진행되며, 성장한 기업은 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다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회계법인과 법률회사, 특허전문기관, 투자은행, 컨설팅기업 등 전문 서비스 산업도 함께 성장하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선전의 사례는 자본시장과 산업정책이 긴밀하게 연계될 때 도시의 혁신 역량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조업과 기술기업이 성장하려면 공장과 연구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금융 시스템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 역시 코스피와 코스닥을 중심으로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역 산업과 자본시장의 연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반도체와 AI, 바이오, 미래차 등 국가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혁신기업이 창업부터 투자, 상장, 해외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금융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평택의 반도체 산업,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 판교의 IT 산업, 구미의 전자산업 등 지역별 산업 기반과 벤처투자, 정책금융, 증권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지역경제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선전은 기술기업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이 지속적으로 혁신기업에 공급되는 구조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혁신도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산업 경쟁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우수한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고, 연구개발을 사업화하며,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 혁신경제의 핵심 기반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경제진단
세계적인 산업도시는 우수한 기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혁신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금융 생태계가 함께 구축될 때 도시 경쟁력이 완성된다.


선전은 화웨이와 텐센트, DJI 같은 기업을 키운 도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을 공급한 도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도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단지 조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역 혁신기업이 투자와 상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본시장과 금융 인프라를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미래 산업의 경쟁은 기술과 자본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으며, 선전증권거래소는 그 해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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