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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과 드라마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배우려는 유학 수요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 청년들에게 한국은 문화적 친숙함을 넘어 미래 산업의 기술과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유학생 유치는 국가 간 인재 확보 경쟁과도 맞물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
● K-컬처를 넘어 첨단산업과 미래를 배우기 위한 새로운 선택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대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했다. 미국 대학원도 검토했고, 유럽의 연구기관도 알아봤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산업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제조기술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직접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학위를 받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을 선택했다.
이 학생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 곳곳에서 한국을 선택하는 청년들의 이유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한때 한국은 K-드라마와 K-팝을 통해 친숙한 나라였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은 첨단 제조업과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콘텐츠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문화가 관심을 만들었다면 산업은 선택을 만들고 있다.
세계는 지금 '인재전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공장을 해외에 세웠지만 이제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연구소와 투자가 이동한다. 대학은 더 이상 교육기관만이 아니다. 산업과 기술, 자본이 만나는 출발점이며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 중국 청년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유학생을 배출하는 국가다. 과거에는 미국과 영국이 절대적인 목적지였지만 최근에는 선택의 기준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와 교육비 부담, 취업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국은 현실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청년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업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조선, 바이오, 정보통신기술은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대학 연구실에서 배우는 기술이 곧 산업현장으로 연결되는 환경은 중국 학생들에게 매우 큰 장점으로 인식된다.
또 하나의 이유는 거리와 문화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문화적 교류도 활발해 적응이 빠르다. 그러나 최근 중국 학생들의 관심은 문화체험을 넘어 연구와 창업, 취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한국 유학의 성격이 소비형 교육에서 미래 투자형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부모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명문대 졸업장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면 이제는 어떤 산업을 경험할 수 있는지, 졸업 후 어떤 경력을 쌓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결국 유학은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미래 산업에 참여하기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대한민국은 이 인재를 어떻게 국가경쟁력으로 연결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는 데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연결이다. 한국에서 공부한 중국 학생이 졸업 후 한국 기업과 공동연구를 이어가고, 중국의 대학이나 연구기관, 첨단기업에서 한국과 협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그는 단순한 졸업생이 아니다. 그는 두 나라의 산업을 연결하는 인적 네트워크이며 미래 경제협력의 자산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반도체를 연구한 학생이 중국의 첨단 제조기업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하게 된다면 한국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공지능을 전공한 학생은 양국의 디지털 산업을 연결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고, 바이오 분야 연구자는 공동 임상과 기술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학에서의 연구경험, 기업 인턴십, 지역사회와의 교류, 졸업 이후의 동문 네트워크가 함께 축적될 때 비로소 하나의 경제적 자산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대학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국제학생을 모집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연결하고,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 역시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한 채용 대상이 아니라 해외시장과 기술협력을 연결하는 전략인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비자와 취업, 창업, 연구지원 제도를 각각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재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 입국에서 졸업, 취업, 창업, 귀국 이후 협력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 산업을 함께 만들어 갈 글로벌 파트너로 인식할 것인가. 이 선택은 단순한 교육정책의 차이가 아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과 무역, 그리고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사람은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 사람과 함께 지식이 이동하고, 지식은 기술이 된다. 기술은 산업을 성장시키고, 산업은 자본을 끌어들인다. 자본은 다시 세계시장으로 향하며 새로운 무역을 만든다. 미래의 한·중 경제협력은 상품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신뢰와 네트워크가 새로운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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