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캠핑·글램핑 성수기 도래… 지역 골목 상권은 반사이익? 소외?

이지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8 1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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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여름 캠핑·글램핑 이용객 480만 명 사상 최고, 관련 시장 4조 6,000억 원 규모
▶ 캠핑장 인근 5km 이내 골목 상권 매출 18~34% 증가… 그러나 원거리 지역은 오히려 감소
▶ 캠핑객 소비 패턴: 대형마트·프랜차이즈 사전 구매 78%, 지역 자영업 이용률 22%에 불과
▶ 지자체 ‘캠핑 관광 연계 자영업 상생 사업’ 확대, 지역 특산품·먹거리 로컬 소비 유도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캠핑 차량들이 지나가는 골목 앞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서 있는 마트 사장. (사진 = 제미나이)

 

 

◇ “캠핑객 4만 명 다녀갔지만 우리 매출은 그대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조모 씨(48)는 지난 6월 한 달간 인근 캠핑장에 다녀간 관광객 수가 4만 2,000명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과 거의 같았다.


“이 지역에 사람이 그렇게 왔다는데, 우리 가게에는 왜 안 오는지 의아했다”는 조 씨는 몇몇 캠핑객에게 물어봤더니 답이 나왔다. “다들 서울에서 대형마트 가서 다 사 왔단다. 여기 와서는 캠핑장 안에서만 있다가 간다”는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2026년 여름 캠핑·글램핑 시장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여름 캠핑·글램핑 이용객은 480만 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4조 6,000억 원. 그러나 이 소비의 상당 부분이 캠핑장·대형 유통 채널로 흡수되면서 인근 골목 상권까지 흘러가는 비율은 제한적이다.


◇ 캠핑객 소비 패턴 78%가 사전 구매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이 캠핑 이용객 2,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캠핑 소비 패턴 조사’에 따르면, 캠핑객의 소비 구조는 매우 특이하다. 사전 구매(대형마트·이커머스 등)가 78%로 압도적이고, 캠핑장 인근 지역 자영업 이용률은 22%에 불과했다.


캠핑객이 지역 자영업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 “필요한 물품은 이미 다 사 왔다”(51.4%) ▲ “지역 상점은 물건 종류가 적다”(28.7%) ▲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비싸다”(14.6%) ▲ “위치를 잘 모른다”(5.3%) 순이었다.


캠핑업계 관계자는 “요즘 캠핑객은 유튜브·인스타그램에서 캠핑 물품 리스트를 미리 챙긴다. 도착해서 지역 자영업을 이용할 여지가 크지 않다. 결국 캠핑장 인근 지역 상권까지 소비가 흘러가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인근 5km 이내는 반사이익, 그 이상은 소외
지역 상권별 편차도 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6년 여름 캠핑 인근 지역 상권 분석’에 따르면 캠핑장 인근 5km 이내 골목 상권의 매출 증가율은 평균 18~34%였다. 특히 캠핑장 입구 부근에 위치한 편의점·마트·주유소·간이 식당 등은 매출이 40% 이상 증가한 곳도 있다.


반면 캠핑장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지역은 관광객 유입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 캠핑 관광객이 지역 내에서 이동하지 않고 캠핑장과 도로만 오가는 ‘점 소비’ 형태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 씨(52)는 “우리 동네에 캠핑장이 30군데가 있다는데, 우리 가게는 캠핑장에서 15km 떨어져 있어서 손님이 안 온다. 관광객 다녀간다는 뉴스만 볼 때마다 씁쓸하다”고 했다.


◇ ‘캠핑 관광 연계 자영업 상생 사업’ 확대
지자체 차원의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등 캠핑 관광 비중이 높은 지역은 ’캠핑 관광 연계 자영업 상생 사업’을 도입했다. 캠핑장과 지역 자영업 간 협력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핵심 내용은 ▲ 캠핑장에 지역 특산품 판매 코너 의무화 ▲ 캠핑객 대상 지역 자영업 할인 쿠폰 발급 ▲ 캠핑장~지역 상권 셔틀버스 운영 ▲ 지역 특화 캠핑 메뉴 개발 지원 등이다.


강원도 관광정책과 김한별 팀장은 “캠핑 관광은 지역 경제에 큰 잠재력이 있는데, 그 잠재력이 대형 유통 채널로 새어 나가고 있다. 지역 자영업으로 유입되는 소비 비중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설명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캠핑장에 마련된 지역 특산품 판매 코너와 캠핑객. (사진 = 제미나이)



◇ 성공 사례 ‘지역 로컬 캠핑’ 브랜드화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로컬 캠핑’ 브랜드화로 성공적인 상생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마을 캠핑’ 브랜드를 개발해 캠핑장·지역 자영업·문화 콘텐츠를 결합했다. 캠핑객이 캠핑장에서 대나무 공예 워크숍, 대나무 요리 체험, 지역 상점 스탬프 투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연계했다.


담양군의 ‘대나무 마을 캠핑’ 도입 이후 캠핑객의 지역 자영업 이용률이 22%에서 47%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지역 자영업의 캠핑 시즌 매출도 42% 증가했다. 담양군은 이 성공 모델을 다른 지자체와 공유하고 있다.


담양군 관광정책과 정재훈 과장은 “캠핑은 자연 관광의 관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역 경제 효과가 제한적이다. 캠핑을 지역 문화·자영업과 연결하는 ‘캠핑 플러스’ 콘텐츠가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캠핑 관광, ’점’에서 ’면’으로 확장 필요
전문가들은 캠핑 관광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확대하려면 관광 구조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캠핑 관광은 캠핑장이라는 ’점’에 국한된 소비를 만들어냈다. 이를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면 소비’로 전환하려면 캠핑장·자영업·문화 콘텐츠의 유기적 결합이 필수적이다.


지역 관광 소비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관광객의 이동 동선을 확장하고, 지역 특화 콘텐츠로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캠핑객이 캠핑장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골목을 걷게 만드는 것이 핵심.


480만 명의 캠핑객이 지역에 와서 지역 자영업에서 1인당 3만 원만 소비해도 총 1,440억 원 규모의 지역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 이 잠재력을 살리는 정책이 시급하다.


7월 말, 강원도 산길에는 캠핑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차량들이 지나가는 골목 앞에는 지역 자영업자들이 서 있다. 캠핑 관광의 훈풍이 그들의 매대까지 닿을 수 있을지 — 지역 관광 정책의 방향이 그 답을 결정한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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