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급보다 무서운 ‘연쇄 비용’
2027년 적용 최저임금안이 고시되면서 자영업자의 관심은 ‘얼마가 오르느냐’에서 ‘우리 가게 비용이 얼마나 달라지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최저임금은 시급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주휴수당과 연장·야간근로수당, 4대 보험 사업주 부담분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직원 수가 적은 가게일수록 한 사람의 근무표 변화가 월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예를 들어 시급이 오르면 주당 유급휴일에 지급하는 수당과 시간외근로 단가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 4대 보험료는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월급이 오르면 사업주 부담분도 따라 움직인다. 한 명당 월 몇 만원의 차이라도 여러 명을 고용하고 1년을 합산하면 작은 점포의 한 달 임대료와 맞먹는 금액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고시된 시급만 현재 근무시간에 곱하는 계산으로는 실제 부담을 제대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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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한 음식점 운영자가 직원과 근무표를 살펴보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에 맞춘 인력 배치 조정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진 = 제미나이) |
◇ 근무표·메뉴·가격을 함께 손봐야
첫 계산은 현재 근무표를 시간대로 펼치는 일이다. 평일과 주말, 영업 준비와 마감, 손님이 몰리는 시간을 구분하고 실제 필요한 노동시간을 다시 적어야 한다. 매출이 낮은 시간까지 관행적으로 같은 인원을 배치했다면 교대 시작 시각을 조정하거나 점주 업무와 직원 업무를 재배치할 여지가 있다. 다만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 준비·정리 시간을 임금에서 빼는 방식은 분쟁을 키울 수 있다. 가격 조정은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여러 카드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
대표 상품만 소폭 조정하고, 손이 많이 가지만 이익이 낮은 메뉴는 구성이나 제공 방식을 바꾸는 편이 낫다. 무인 주문이나 예약 시스템도 도입비용과 유지비, 고객 불편을 함께 따져야 한다. ‘사람을 기계로 바꾸면 절약된다’는 단순 공식은 작은 매장에서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근무표를 바꿀 때는 손님 수만 보지 말고 주문 건수와 조리시간, 준비·마감 업무까지 함께 적어야 한다.
붐비는 두 시간에 인력을 집중하고 한산한 시간에는 점주가 맡을 업무를 정하면 무리한 감원 없이도 총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다. 메뉴별 작업시간과 이익을 비교해 손이 많이 가면서 남는 돈이 적은 메뉴를 정리하면 인건비와 재료비를 동시에 낮출 수 있다. 다만 휴게시간을 형식적으로 넣거나 업무 준비시간을 임금에서 빼는 방식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분쟁 비용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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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영업 전 식당에서 운영자가 급여 자료를 계산하고 있다. 시급 인상은 주휴수당과 보험료 등 연쇄 비용으로 이어진다. (사진 = 제미나이) |
◇ 8월에 내년 인건비 시나리오 짜라
8월은 내년도 인건비 시나리오를 만들 적기다. 현재 인원 유지, 피크타임 집중 배치, 영업시간 단축 등 세 가지 안을 놓고 월 매출과 비용을 비교해 보자. 최저임금 고시는 위기 통보가 아니라 경영표를 다시 그리라는 신호다. 숫자를 일찍 확인한 가게일수록 새해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세 가지 안에는 예상 매출과 월 인건비뿐 아니라 점주의 추가 노동시간도 적어야 한다. 직원 시간을 줄인 만큼 점주가 밤늦게까지 일한다면 회계상 비용은 줄어도 가게의 지속 가능성은 나빠진다. 한 달 시험 운영 뒤 대기시간, 고객 불만, 직원 피로도를 함께 기록하고 다시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년 1월이 닥친 뒤 급하게 사람과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지금부터 작은 실험을 거쳐 새 운영표를 만드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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