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의 지역경제진단] 거제는 왜 조선업이 살아났는데도 도시가 살아나지 않는가

서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05-20 09: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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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복과 지역경제 회복이 분리되는 순간, 도시 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

 

 

거제의 문제는 감소가 아니라 ‘구성의 변화’다
거제시는 한때 조선업 호황과 함께 인구가 약 27만 명 수준까지 증가하며 대표적인 산업 성장 도시로 자리 잡았으나, 이후 조선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 변화가 겹치면서 현재는 약 23만 명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순한 감소를 의미하지 않으며, 더 중요한 것은 인구의 ‘구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거제의 인구 구조를 보면 내국인 청년층의 유출이 지속되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단기 체류형 노동력이 증가하면서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 단위 이주가 이루어지며 주거, 교육, 소비가 동시에 증가했지만, 현재는 일자리 중심의 단기 체류가 증가하면서 도시 내 소비 기반이 약화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구 감소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며, 지역 상권과 교육, 주거 시장에 연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거제의 위기는 인구 감소가 아니라 ‘소비를 만들어내는 인구가 사라지는 것’이다

◆ 교육 구조 / 학교 감소는 도시의 미래 축소를 의미한다
거제는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통폐합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 구조가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학교는 단순 교육 시설이 아니라 인구 유입과 정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학령인구 감소는 곧 젊은 세대의 이탈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 대학과 교육 인프라 역시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지역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거제는 산업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기반이 약화되면서 장기적인 인구 회복이 어려운 구조에 진입하고 있다. 학교가 줄어든다는 것은 ‘도시의 미래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 고현·옥포 상권은 ‘성장이 멈춘 소비 구조’다
거제의 핵심 상권은 고현시장과 옥포 상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상권은 관광형이 아닌 산업 종사자 소비에 의해 유지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선업 호황기에는 근로자와 협력업체 인력의 소비가 집중되며 상권이 빠르게 확장되었지만, 현재는 조선업이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권이 과거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 이유는 산업 구조 변화에 있다. 외국인 노동자 중심 고용 구조는 소비 규모가 제한적이며, 내국인 노동자 역시 장기 정착보다는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온라인 소비 증가까지 결합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권은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거제의 상권은 붕괴된 상태가 아니라 ‘유지되는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산업 의존형 소비 구조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의 상권은 살아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구조’다

◆ 문제는 기업이 아니라 ‘조선업의 방식 변화’다
거제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조선업 기반이 유지되는 도시이며, 군산처럼 대기업 철수가 발생한 도시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현재 조선업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생산, 자동화 확대, 외주 구조 강화, 외국인 노동자 비중 증가 등이 결합되면서 지역 내 직접 고용과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노조 갈등이 산업 경쟁력 약화를 앞당긴 측면은 분명 존재하지만, 거제 조선업 변화의 핵심은 글로벌 수요 변화와 기술 전환이라는 구조적 흐름에 있다. 거제의 문제는 기업이 떠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지역과 연결되는 방식이 바뀐 것’이다

◆ 거제시는 ‘산업과 지역경제 연결’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거제시는 조선업 회복이 지역경제로 확산되지 않는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지역상생발전기금, 청년 정착 지원, 주거 인프라 개선, 내국인 고용 확대 정책 등이 포함된다. 또한 전통시장 활성화, 관광 산업 확대, 해양 문화 콘텐츠 개발,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소비 기반을 회복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이 정책들의 공통된 목표는 단순하다. 산업에서 발생한 소득이 지역 내에서 소비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정책의 핵심은 산업이 아니라 ‘소비 구조 회복’이다

◆ 도시 재편 / 조선 단일 구조에서 복합 구조로 이동 중이다
거제는 현재 조선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방산, 해양, 관광, 문화 산업을 결합한 복합 도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조선산업 배후 지역을 문화·관광과 연결하는 시도는 산업과 생활경제를 결합하려는 대표적인 정책 방향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단순 산업 도시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도시로 이동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조선업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에 도시 전체 구조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거제는 산업 도시에서 ‘복합 경제 도시’로 전환을 시도하는 단계다

◆ 자생 경제가 약한 도시
거제의 가장 큰 문제는 자체적으로 소비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약하다는 점이며, 이는 산업 외 수익 기반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관광 산업이 일부 존재하지만 도시 전체 경제를 지탱하기에는 부족하며, 상권 역시 산업 소비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산업이 흔들리면 도시 전체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장기적인 도시 성장의 한계를 만든다. 거제는 아직 ‘독립적인 경제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 거제는 회복된 도시가 아니라 ‘재설계가 필요한 도시’다
거제는 조선업이 살아난 도시이지만, 동시에 도시 경제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산업과 도시가 분리되는 구조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경기 문제가 아니라 산업, 고용, 인구, 소비가 연결되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거제는 조선업이 살아난 도시가 아니라 조선업이 더 이상 지역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구조로 바뀐 도시다.

 

 

소상공인포커스 / 서정선 칼럼니스트 jacobxu0304@gmail.com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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