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경북 의성·강원 정선… 마을에 가게 하나 없는 '상권 사막' 확산
정부, '지방 상권 활성화 특별법' 제정 추진… 5년간 5조 원 투입 계획
"인구가 없으면 상권도 없다"… 인구 정책과 상권 정책의 연계 필요성
![]() |
|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마을에 유일하게 남은 가게 앞에 앉아 있는 고령 상인. (사진 = 챗GPT) |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시·군·구의 소상공인 수가 5년간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와 중기부의 공동 분석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소상공인은 2019년 42만3,000명에서 2024년 32만7,000명으로 9만6,000명 줄었다.
특히 심각한 곳은 전남 고흥(−34.2%), 경북 의성(−31.8%), 강원 정선(−29.6%), 전북 임실(−28.3%), 경남 합천(−27.1%)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마을에 가게가 하나도 없는 '상권 사막(商圈 砂漠)'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 현장 르포… "가게 하나 없는 마을에서 어떻게 살라고"
경북 의성군 한 면 소재지를 방문했다. 10년 전까지 7곳이던 상점이 현재 2곳(슈퍼마켓·이발소)만 남았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윤 모 씨(74)는 "마을 인구가 200명도 안 되고, 대부분 70대 이상이다. 하루 매출이 5만 원도 안 되는 날이 많지만, 내가 문을 닫으면 마을 사람들이 30분을 차 타고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의 한 해안 마을에서는 유일한 식당이 폐업하면서 마을 어르신들의 식사 문제가 불거졌다. 마을 이장은 "경로당에서 자체 급식을 시작했지만 식재료비와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상권 사막'은 단순한 상업 문제가 아니다. 가게가 없으면 생필품 구매, 약 구매, 사회적 교류 등 기본적 생활 인프라가 무너진다. 상권의 소멸은 곧 마을 공동체의 소멸을 의미한다.
◇ 정부 대책… '지방 상권 활성화 특별법' 제정 추진
정부는 인구감소 지역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방 상권 활성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핵심 내용은 ▲인구감소 지역 소상공인 임대료 보조(월 최대 50만 원) ▲지방 창업 장려금(최대 3,000만 원) ▲생필품 공급 기능을 겸하는 '마을 복합 상점' 설치(전국 500곳) ▲이동판매차량 지원(전국 200대)이다.
총 투자 규모는 5년간 5조 원이다. 중기부·행안부·농식품부·국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며, 지방자치단체와 매칭 펀드로 운영한다.
'마을 복합 상점'은 슈퍼마켓+택배수취+공공서비스(주민등록 등본 발급 등)+커뮤니티 공간을 결합한 형태다. 일본의 '도(道)의 역(驛)'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상업·행정·사회적 기능을 한곳에 집약해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도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 |
|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마을 복합 상점에서 어르신과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가 교류하는 모습. (사진 = 챗GPT) |
◇ 청년 유입 촉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지방 상권 활성화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정부는 도시 청년의 지방 유입을 촉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 육성 사업도 병행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란 지역 자원(문화·자연·특산물)을 활용해 독창적 사업을 펼치는 창업자를 말한다.
지원 내용은 ▲창업 자금 최대 5,000만 원 ▲주거 지원(월 30만 원, 2년) ▲멘토링·네트워킹 ▲온라인 마케팅 지원이다. 2024년까지 누적 1,200명이 참여해 전국 70개 시·군에서 카페·게스트하우스·공방·농산물 가공업 등을 운영 중이다.
전남 담양에서 대나무 공예 카페를 운영하는 서울 출신 이 모 씨(31)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지방 창업 지원을 받아 내려왔다. 임대료가 서울의 10분의 1이고, 관광객도 오니 충분히 수익이 난다"고 전했다.
◇ "인구 정책과 상권 정책의 통합이 핵심"
전문가들은 상권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구 정책과의 통합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 모 연구위원은 "인구가 없으면 상권은 존재할 수 없다. 지방 상권 활성화의 전제 조건은 지방에 사람이 살게 만드는 것"이라며 "교통·교육·의료 인프라 확충 없이 상권만 살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구 유입에 성공한 지방에서는 상권도 되살아나는 사례가 있다. 충남 홍성군은 귀농·귀촌 정책으로 2019~2024년 청장년 인구가 8.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소상공인 수도 12.7% 늘었다.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한 구조적 과제다. 89개 인구소멸위험지역의 상권을 지키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과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저작권자ⓒ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역/소상공인] 제주 동문시장의 숨은 보석, '풍정포차'에서 만난 진짜 중국의 맛](/news/data/20260305/p1065543167466566_795_h2.jpg)
![[지역/소상공인] 기장 연화리 해녀촌, 전복죽과 청정 바다로 완성한 미식·풍경 여행의 정점](/news/data/20260303/p1065594726822085_410_h2.jpg)
![[지역/소상공인] 싱푸미엔관, 제주에서 만나는 ‘작은 타이베이’...이국적 식문화 공간](/news/data/20260308/p1065617445638750_628_h2.jpg)
![[소상공人줌] 대물 조개전골의 성공 신화, 박태현 대표의 창업에서 성장까지의 여정](/news/data/20240227/p1065617231770938_699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