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줌] 느려도 제대로, 카페겸 이야기…불광천 뷰 융드립 커피의 따뜻한 철학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7 10: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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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카페 사장님이 커피 스승이 되어주었고, 그 스승의 2호점을 인수하는 기회가 찾아왔다. 불광천 산책로에서 계절마다 바뀌는 뷰를 감상하며 마시는 융드립 커피. 오픈한 달에 코로나가 터졌지만, 가족과 단골의 힘으로 살아남았다. "느려도 제대로, 나에게 잘 대하며, 위생만큼은 철저히."
▲ 카페겸 김근해 대표가 바 카운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뒤편에는 'Drink & Icecream', 'Matcha & Bingsu' 등 손글씨 메뉴판이 보인다.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카페겸(,). 쉼표 하나가 이름이다. 불광천 산책로에서 편안하게 불광천 뷰를 감상하며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곁들이는 공간. 김근해 대표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카페 창업을 알아보던 중 융드립 커피의 풍성한 매력에 빠졌다. 단골 카페 사장님이 커피 스승이 되어주었고, 그 스승의 2호점 카페를 인수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서울 불광천 산책로 옆, 조용하고 아늑한 카페 하나가 오늘도 문을 연다. 종이 필터 대신 천(융)으로 커피를 내리는 특별한 방식으로 단골들의 발길을 잡아두는 '카페겸'. 대표 김근해씨의 카페 창업은 한 단골 카페에서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Q.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막연하게 카페 창업을 알아보던 중 융드립 커피의 풍성한 매력에 빠졌고, 단골 카페 사장님이 커피 스승이 되어주셨어요. 그 스승님의 2호점을 인수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카페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승으로부터 배운 융드립의 기술을 이어받아 인수한 가게에서, 김 대표는 자신만의 색깔로 카페겸을 새롭게 가꿔나갔다.


카페겸이 자리한 불광천 산책로 옆이라는 입지는 카페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4계절마다 달라지는 천변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이 공간은, 김 대표가 처음부터 의도한 '쉼의 공간'이다.


Q. 카페겸이 추구하는 색깔은?
불광천 산책로에서 편안하게 뷰를 감상하며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곁들이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4계절 바뀌는 다양한 뷰, 그리고 계절처럼 맛있고 다채로운 융드립 커피. 대화하기도, 혼자 사색하기도 좋은 공간입니다.
 

▲ 카페겸 매장 내부. 높은 천장 아래 원목 테이블과 디저트 쇼케이스가 놓여 있고, 창 너머로 불광천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카페겸의 상징인 융드립 필터. 벽면에 빼곡히 걸린 융 천 필터는 종이 필터와 달리 커피 오일까지 그대로 추출해 풍성한 맛을 만든다.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카페겸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김 대표의 운영 철학이다. 그의 철칙은 단 세 가지로 요약된다.


Q. 가게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커피도 음식입니다. 머신과 주방 관리는 기본이고, 샷 하나를 내리더라도 매일 세팅에 따라 제대로 내려요. 원하는 뉘앙스가 나오지 않는 융드립은 손님에게 절대 나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에게 잘 대해야 손님에게도 잘 대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장이 되고 싶습니다.


카페겸의 역사에는 아찔한 위기가 있었다. 1월에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코로나가 시작됐고, 매장 내 취식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이 겹치며 혹독한 시기가 이어졌다.


Q. 코로나 시기, 어떻게 극복했나요?
배달도 시작했고, 눈이 많이 와 배달이 어려울 땐 애인이 직접 다니며 도와줬어요. 가족과 친구, 지인들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고, 단골손님분들도 택배 주문을 많이 해주셔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 카페겸 바 카운터.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그리고 뒤편에 빼곡히 걸린 융드립 필터가 이곳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 카페겸 2층 공간. 식물과 원목 가구, 아치형 문이 어우러진 따뜻한 분위기. 대화하기도 혼자 사색하기도 좋은 공간이다.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카페겸의 핵심은 역시 융드립 커피다. 종이 필터 대신 천으로 커피를 내려 오일까지 그대로 추출, 부드럽고 풍성한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수제 디저트들이 짝을 이룬다.


Q. 인기 메뉴를 소개해주신다면?
융드립 커피는 천으로 커피 오일까지 추출해 향이 풍성하고 오일리한 질감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수제 디저트로는 고메버터스콘, 마카다미아 초코쿠키, 겸 티라미수가 있는데요. 겸 티라미수는 일반 시트 대신 수제 쿠키에 카페겸 에스프레소를 적절히 적셔 시트를 만들고 크림을 올린 메뉴로, 다른 곳과 달라 특히 인기입니다.


카페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김 대표는 '신중함'을 강조한다. 동시에, 자영업 규제와 정부 정책에 대한 솔직한 바람도 전한다.


Q. 예비 창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곳이 카페입니다. 매일 스스로와 싸워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선뜻 시작하기보다 좀 더 신중하게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행복하고 오랫동안 이 카페를 운영하고 싶어요. 손님들과 함께 늙어가고, 학생들이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을 소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속 남고 싶습니다.


불광천의 계절이 바뀌듯, 카페겸도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느려도 제대로, 그 철학 하나로 오늘도 융드립 한 잔을 정성스럽게 내리는 김근해 대표(43)의 카페겸은 단골들에게 가장 소중한 쉼표 같은 공간이다.

 

● 카페겸 핵심 포인트

김근해 대표 · 나겸채 · 단골카페 스승의 2호점 인수 · 불광천뷰 카페 · 시그니처: 융드립커피, 겸티라미수, 고메버터스콘 · '느려도 제대로' 철학 · 오픈 1개월 만에 코로나 극복 · 키오스크 소상공인 지원 활용 · 4년 차 운영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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