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 플랫폼 시장, 매출이 늘어도 수익이 남지 않는 이유

김경훈 대기자 / 기사승인 : 2026-01-22 1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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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결제 수수료와 광고비의 중첩으로 소상공인의 실질 소득 정체
▲ 주문 건수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에 지급하는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광고비가 비례하여 상승하는 구조 탓에 소상공인들은 외형적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오히려 제자리걸음을 걷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점심시간이 되면 배달 앱 화면에는 수십 개 음식점이 동시에 나타난다. 같은 메뉴를 파는 가게도 여러 곳이다. 소비자는 가격과 평점을 몇 초 만에 비교하고 주문을 결정한다. 음식점은 여전히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위해 서비스를 준비하지만 주문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더 이상 가게 앞이 아니다. 거래의 중심은 플랫폼 화면으로 이동했다.


과거 음식점 매출 구조는 비교적 단순했다. 손님이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주문하면 매출이 발생했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를 제외한 금액이 가게의 수익이 되었다. 매출이 늘어나면 수익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였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다른 흐름이 만들어진다. 주문이 이루어질 때마다 일정한 비용이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배달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광고 노출 비용이 동시에 발생한다. 음식점은 음식을 판매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여러 단계의 비용이 빠져나간다.


배달 플랫폼의 실제 비용 구조를 보면 이 흐름은 더 분명해진다. 음식 가격이 1만 원인 주문이 발생할 경우 배달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가 발생한다. 여기에 배달 대행 비용과 광고 노출 비용까지 더해지면 음식점이 부담하는 비용 비율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주문 건수가 늘어나면 매출은 증가하지만 플랫폼 관련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많은 음식점이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수익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구조 때문이다.


매출이 늘어나도 체감 수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플랫폼 내부 경쟁이다. 판매자는 더 많은 주문을 받기 위해 플랫폼 안에서 노출 경쟁을 해야 한다. 검색 상단에 상품을 노출하기 위해 광고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도 많다. 주문이 늘어날수록 비용 역시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판매자는 상품을 생산하거나 유통하지만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판매 수수료가 발생한다. 여기에 광고 노출 비용과 물류 서비스 비용까지 더해지면 판매자가 부담하는 비용 구조는 더욱 복잡해진다. 판매자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노출하기 위해 광고 경쟁에 참여하게 되고 플랫폼 안에서 경쟁이 심해질수록 비용 부담 역시 커지게 된다.


플랫폼 기업의 수익 구조는 거래 규모에 비례해 확대된다. 플랫폼은 상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일정 비율의 수익을 가져간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플랫폼 매출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플랫폼 경제의 특징은 거래 자체보다 거래 연결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소비자와 판매자가 플랫폼 안에서 만나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플랫폼은 중개 수익을 확보한다. 거래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도 함께 커진다.


문제는 판매자가 플랫폼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찾는 이상 판매자 역시 플랫폼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거래의 중심이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판매자의 선택 범위는 제한된다.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부담은 바로 이 구조에서 나타난다. 매출이 증가해도 플랫폼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주문을 유지하기 위해 플랫폼 안에서 계속 경쟁해야 한다. 가격 경쟁과 광고 경쟁이 동시에 작동한다.


플랫폼 경제는 분명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작은 가게도 전국 단위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얻었다. 그러나 시장 구조라는 관점에서 보면 수익이 이동하는 방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에서 돈이 흐르는 경로도 바뀌고 있다. 상품을 만드는 기업과 판매하는 가게가 존재하지만 거래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시 중요한 수익 주체가 된다.


소상공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수익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출 규모만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래가 늘어나는 만큼 비용 구조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


앞으로의 산업 정책은 이 새로운 시장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플랫폼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함께 제기되어야 한다.


플랫폼 경제는 이미 한국 경제의 중요한 거래 구조가 되었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시스템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구조 속에서 수익이 이동하는 방향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상공인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바뀌면 수익 구조도 함께 바뀐다. 지금 소상공인이 마주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그런 변화 속에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경훈 대기자 kkh429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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