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분석] 무료급식소에서 자활센터로…다시 일을 배우는 사람들

노금종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17: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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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소상공인 사례를 통해 희망의 구조 분석
▲ 폐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었다. 늦은 나이에 도전해 얻어낸 자격증들이 다시 사회로 나가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고 있다.(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여기 오니까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폐업 이후 일용직을 전전하던 A씨는 무료급식소를 통해 주민센터 상담을 받았고 자활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공공일자리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다시 노동의 리듬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자활센터 안에서는 각자의 속도로 일을 배운다. 도시락 포장, 세탁 사업, 재활용 분류, 카페 운영 등 다양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이 아니라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였다.

센터 관계자는 최근 참여자의 변화가 눈에 띈다고 했다. “예전에는 장기 실직 상태에 있던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폐업 소상공인 비중이 늘었습니다. 기술과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 적응도 빠른 편입니다.”

자활근로의 급여는 높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계비 이상의 의미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고, 함께 일하고, 급여를 받는 구조가 무너졌던 삶의 균형을 다시 만들어 준다. 참여자 박 씨(58)는 첫 급여를 받은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금액보다 다시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더 컸습니다.”

자활사업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다. 노동으로 이어지는 복지다. 무료급식이 하루를 버티게 했다면 자활사업은 내일을 준비하게 한다. 물론 한계도 있다. 사업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후 민간 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완전히 고립되었던 사람을 다시 사회 안으로 들어오게 만든다는 점이다.

고유가와 고금리 시대, 폐업 이후의 삶은 빠르게 무너진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실패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자활센터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술 교육이 아니라 그 인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작업장 한쪽 벽에는 참여자들의 자격증이 붙어 있었다. 요양보호사, 바리스타, 청소관리사.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공부의 결과였다. 그 종이 한 장이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있었다.

그는 요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작은 분식집이라도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같이요.” 자활센터에서는 협동조합 창업을 준비하는 팀도 있었다.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창업의 위험을 함께 나누는 구조였다. 실패의 경험이 오히려 공동체를 만드는 자산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복지를 비용으로만 생각해왔다. 그러나 자활사업은 복지가 노동으로 이어질 때 사회 전체의 비용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사람을 다시 일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경제 정책이다.

무료급식소에서 줄을 서던 사람이 작업복을 입고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그 변화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삶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하러 가는 사람입니다.”

●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
자활근로사업은 주민센터 또는 자활센터 상담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근로 기회 제공과 함께 직무 교육·자격증 취득·취업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조건 충족 시 자활급여와 추가 자산형성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장기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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