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현장검증①] 청년창업지원센터, 수료증만 양산…‘창업 생존훈련’은 실종

노금종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0 10: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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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매출 구조 설계 돕는 데이터 기반 교육과 공공 판로 지원 필요
단발성 멘토링 탈피하고 장기적·실무 중심의 운영 교육으로 구조 개편해야
▲ 정부와 지자체의 대대적인 지원 속에 창업 교육의 기회는 양적으로 크게 늘었지만, 정작 현장의 청년들은 단순한 이론이나 선발 위주의 경쟁을 넘어 실제 매출을 일으키고 고정비를 견뎌낼 수 있는 ‘실전형 생존 로드맵’ 마련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사진=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청년창업지원센터.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기다리는 청년들이 복도에 길게 앉아 있었다. 벽면에는 창업 성공, 정부 지원 연계, 사업화 자금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정작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청년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예비 창업자 김모 씨(29)는 6개월 동안 세 개의 창업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노트북 가방에서 수료증 파일을 꺼내 보여주며 말했다. 

 

“교육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교육이 끝나면 그다음 단계는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사업계획서는 좋아졌는데 매출을 만드는 방법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청년 창업 정책은 지난 몇 년간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창업진흥원, 지자체 창업지원센터, 대학 창업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은 수도권 기준으로 수십 개에 달한다. 문제는 참여율이 아니라 체감도다.

경기도 남부의 한 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프로그램 수료 인원은 매년 늘고 있지만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기대보다 낮다고 말했다. 사업화 자금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탈락자가 급격히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 창업 준비생들의 이야기는 비슷했다. “교육은 기초 체력을 만들어 주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시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 서울 동작구 청년창업지원센터(사진=서울시)_사진은 기사내용과는 무관함


현재 대부분의 창업 교육은 사업계획서 작성, 발표 평가, 선발 경쟁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창업 시장은 고객 확보, 고정비 감당, 현금 흐름 관리라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움직인다. 정책은 선발 중심이고 현장은 생존 중심이다.

서울의 한 공유주방 입주 기업 대표는 입주할 때는 창업에 성공한 줄 알았지만 3개월 뒤부터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교육에서는 손익분기점에 대해 배웠지만 실제 매출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교육 이후 바로 실전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테스트 공간, 초기 매출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공 수요 연계, 창업 초기 고정비를 낮출 수 있는 공동 운영 시스템이 연결될 때 청년들은 정책을 생존 인프라로 인식하게 된다.

청년 창업 정책이 진짜 성공했다고 말하려면 수료 인원이 아니라 5년 생존 기업의 수가 늘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청년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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